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퇴사한 뒤에 받습니다. 하지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은 법이 정한 특정 사유가 있을 때 퇴직 전에 미리 정산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게 퇴직금 중간정산입니다.
다만 조문이 "지급할 수 있다"로 되어 있어서, 법정 사유에 해당한다고 회사가 무조건 승인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회사가 재량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법정 사유에 해당하는지부터 아는 게 신청의 출발점입니다.
중간정산이 가능한 법정 사유 9가지
같은 법 시행령 제3조는 중간정산이 허용되는 사유를 아래처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여기 해당하지 않으면 애초에 신청 자체가 어렵습니다.
| 사유 | 필요 서류 | 신청 시기 |
|---|---|---|
| 무주택자 주택 구입 | 주민등록등본, 건물등기부등본, 매매계약서 | 매매계약 체결일 ~ 소유권이전등기 후 1개월 이내 |
| 전세금·임차보증금 부담 | 주민등록등본, 임대차계약서 사본 | 임대차계약 체결 후 |
| 6개월 이상 요양(본인·배우자·부양가족) | 진단서 또는 소견서, 의료비 영수증 | 요양 중 또는 종료 후 1개월 이내 |
| 파산선고 | 파산선고문 사본 | 선고일부터 5년 이내 |
| 개인회생절차 개시 | 개인회생개시결정문 사본 | 결정일부터 5년 이내 |
| 임금피크제 시행 |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변경 사항 | 임금 삭감 시행 후 |
| 소정근로시간 단축(노사 합의) | 근로계약 변경 합의서 | 단축 근로 3개월 이상 지속 시 |
|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 근로계약 변경 관련 서류 | 근로시간 단축 시행 후 |
| 천재지변 등 재난 피해 | 피해 사실 확인서 | 재난 발생 후 |
몇 가지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주택 구입은 신청일 기준으로 무주택자여야 합니다. 과거에 집을 소유했더라도 신청일 현재 무주택이면 됩니다. 다만 배우자 단독 명의로 구입하는 경우는 해당하지 않고, 부부 공동 명의는 가능합니다.
전세금·보증금은 월세 보증금도 포함되지만, 같은 회사에 다니는 동안 1회로 한정됩니다. 계약 기간만 연장하고 보증금 변동이 없다면 해당하지 않습니다.
의료비는 근로자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2.5%(1,000분의 125)를 초과해야 합니다.
파산·개인회생은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이나 프리워크아웃 결정은 해당하지 않고, 법원의 파산선고·개인회생개시결정만 인정됩니다.
대상이 되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중간정산은 퇴직금 지급 대상인 근로자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1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합니다. 아직 1년이 안 됐다면 애초에 정산할 퇴직금 자체가 없습니다.
신청하면 이후 퇴직금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중간정산을 받으면 그 시점까지의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이 끝난 것으로 봅니다. 이후 퇴직금을 계산할 계속근로기간은 정산 다음 날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2016년 1월에 입사해서 2026년 6월에 중간정산을 받았다면, 그때까지의 10년 6개월치 퇴직금이 정산됩니다. 이후 이 회사에서 계속 다니다가 2030년에 퇴직한다면, 최종 퇴직금은 2026년 7월부터 2030년 퇴직일까지의 기간만으로 새로 계산합니다. 최종 퇴직금 예상액이 궁금하다면 퇴직금 계산기로 미리 확인해보세요.
법정 사유 없이 중간정산을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실무에서는 목돈이 급해서 법정 사유가 아닌데도 회사와 합의해 퇴직금 명목으로 돈을 미리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지급된 돈이 법적으로는 '중간정산'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법정 사유 없이 지급된 금품은 퇴직금이 아니라 기타 금품(사실상 가불금)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계속근로기간이 끊기지 않은 것으로 보아, 나중에 실제 퇴직할 때 전체 근속기간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다시 계산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받은 돈을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 회사와 분쟁이 생길 수 있으니, 법정 사유가 아닌데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중간정산보다는 대여금 형태로 회사와 협의하는 게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세금은 어떻게 되나요
중간정산 퇴직금에도 퇴직소득세가 부과됩니다.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공제가 커지는 구조라서, 중간정산으로 근속연수가 짧아지면 최종 퇴직 시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소득세법 제148조에 따른 퇴직소득 세액정산 특례를 적용하면, 중간정산 퇴직금과 최종 퇴직금을 합산해 세액을 다시 계산하고 중간정산 때 이미 낸 세금을 차감받을 수 있습니다. 최종 퇴직 처리 시 회사 담당자에게 이 특례 적용 여부를 꼭 확인해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중간정산 신청 사유에 해당하면 회사가 무조건 승인해줘야 하나요? 아닙니다. 법정 사유에 해당해도 지급 의무가 있는 건 아니고, 승인 여부는 회사 재량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근로자의 사정을 고려해 승인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간정산 관련 서류는 얼마나 보관되나요? 회사는 중간정산 관련 증빙서류를 근로자가 퇴직한 후 5년까지 보존해야 합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중간정산을 받은 뒤 이직하면 어떻게 되나요? 중간정산은 정산 시점까지의 근속기간을 정리하는 것이고, 그 이후 새로운 근속기간이 시작됩니다. 이직하면 새 회사에서의 근속기간과는 별개로, 기존 회사에서 정산 이후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퇴사 시 받게 됩니다.
법령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